[전시]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
📍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
📅 전시 기간: 2022.08.12.~2023.04.23.
🕒 관람 시간: 10:00~18:00 (수・토요일 ~21:00)
🎟 티켓 가격: 무료
🪄 예약: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
🚘 주차: 가능 / 시간당 3,000원
📸 사진 촬영: 가능
🎖 별점: ⭐️⭐️⭐️
작년부터 했던 이건희컬렉션 이중섭 展이 이번 주에 끝나서 부랴부랴 다녀왔다. 특유의 따스한 느낌 때문에 좋아하는 한국 작가 중 한 명!
안국보다는 경복궁역에서 걸어가는 길을 좋아하는데, 오늘은 날씨까지 완벽했다🍃✨ 4~5월은 정말 사랑스러운 계절이다. 어디에서나 파릇파릇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접근성이 나쁘지 않은 편인데 자주 오지는 않게 되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나는 전시뿐만 아니라 미술관의 공간 그 자체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데, 여기는 나에게 그리 특별한 감흥을 주는 공간은 아니다, 흑-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서 QR 코드만 찍고 입장할 수 있다. 전시 끝무렵이었는데 사람은 여전히 많았다. 예약 역시 시간마다 거의 꽉 차는 편이고, 주말엔 예약이 어렵다. 예약시간 정각에 입장 가능하다.
이중섭 연필화 (1940년대)
연필화는 4점이 있었는데, 처음 접하는 작품들이었다. 이중섭이 이런 느낌으로도 그렸구나, 나름 신선했던 작품들. 그중 훗날 아내가 되는 야마모토 마사코(이남덕)를 그린 <여인>과 일제강점기 때의 <세 사람>의 대비되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어서 찍어 왔는데, 액자에 입구의 빛이 반사되어 그림은 나오지도 않았다🥲
이중섭 엽서화 (1940년대)
아기자기 귀여웠던 엽서화. 1940~1943년에 걸쳐 이중섭이 마사코에게 보냈던 엽서들이다. 직접 그림을 그린 러브레터라니! 이중섭의 그림과 편지에서는 늘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듬뿍 넘쳐난다. 그의 그림이 언제나 따스하고 부드럽게 마음에 스며드는 건 그의 로맨틱한 면모가 한몫하지 않을까.
잘 보면 서명을 'ㅈㅜㅇㅅㅓㅂ'(중섭)이 아닌 'ㄷㅜㅇㅅㅓㅂ'(둥섭)으로 적었다. 마치 요즘 우리가 애정을 가진 사람에게 자신을 조금 귀엽게 칭할 때 이름을 살짝 바꾸는 것처럼, 푸히히- 역시 이중섭은 귀여운 로맨티시스트다.
이중섭 회화 (1950년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이중섭의 작품들 대부분은 1950년대에 그려진 것이다. 역시 나는 이중섭의 저 투박한 터치의 유화 아닌 듯 유화인 작품들이 제일 좋다. 캔버스가 아닌 종이에 그린 유화는 마치 크레용이나 수채물감으로 그린 것 같은 느낌도 준다.
이중섭은 1946년 첫아들을 낳자마자 병으로 잃고나서부터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작품을 많이 그렸다. <다섯 아이와 끈>은 작년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에도 전시되었던 작품이다. 서로 얽혀있는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따뜻한 미소를 짓게 하다가도, 왠지 모르게 첫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오래 떨어져 지낸 다른 두 아들과 함께 하고 싶은 소망이 담긴 이중섭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찡해지기도 한다.
이중섭 편지화 (1950년대)
이중섭은 1952년 가족과 헤어진 후 1955년 말까지 아내와 아이들에게 많은 편지를 보냈고, 늘 그림을 동봉했다. 그래서인지 더욱 정겹고 애틋한 느낌의 작품들이 많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다. 마찬가지로 긴 줄이 아이들을 연결시켜주고 있다. 바다에서 직접 채집한 물고기와 게를 먹어야 할 정도로 가난했지만 함께라서 행복했던 제주도 시절을 회상하면서 그린 작품이라고 한다. 아래에는 귀여운 글씨체로 '태현 군'이라고 쓰여 있다. 이중섭은 아들들에게 편지를 보낼 때 싸우지 말라고(🤣) 두 장의 그림을 똑같이 혹은 비슷하게 그려서 각각 '태현 군'과 '태성 군'을 써 보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더 좋았고,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종이에 채색 후 크레용으로 그려서 마치 실로 수를 놓은 듯 입체적이고, 색감의 대비도 인상적이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작품이 아닐까.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에 '꽃을 건네는 손'을 그린 그림을 동봉하는 남편이 또 어디 있을까. 그림 위에는 '내 남덕군'이라고 쓰여 있다.
아들의 그림에 대한 답장인가 보다. 사랑스럽고 따뜻하다.
"그대가 사랑하는 유일한 사람, 아고리는 머리와 눈이 더더욱 맑아지고 자신감에 넘쳐,
반짝반짝 빛나는 두뇌와 통찰력으로 제작에 제작을 거듭하고, 여러 가지 표현을 계속하고 있다오.
한없이 멋지고… 한없이 상냥하고… 나만의 멋지고 상냥한 나의 천사여…
더욱더 의욕적으로 더더욱 활기차게 버텨주기 바라오.
반드시 화공 이중섭은 가장 사랑하는 현명한 아내 남덕이를
고결하고 아름다운 행복한 천사로 만들어줄 것이오.
난 자신감을 갖고 그대들과 선량한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참다운 새로운 표현에, 다시 또 새로운 표현을 거듭하고 있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내 남덕 천사 만세! 만세!"
이중섭 은지화 (1950년대)
이중섭의 은지화는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접하는 작품들이었다. 담배를 포장하는 알루미늄 속지에 철필이나 못 등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마치 어린 시절 학교에서 수업은 듣지 않고 껌종이에 그림을 그렸던 것과 비슷한 게 아닐까? 푸흡😎 아무튼 이중섭의 은지화는 엄청나게 섬세하다.
미디어 아트처럼 작품들을 큰 스크린에 영상으로도 띄워준다. 이중섭의 그림들이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더) 워낙 조그마하다 보니, 시원시원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개인적으로 미디어 아트를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중섭의 작품들은 언제 봐도 좋지만, 평소에 잘 접하지 못했던 작품들이 많아서 신선했다. 시간 내서 다녀오길 잘했다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미술책방
전시를 보고 나와서 늘 그렇듯 미술책방에 들러 구경했다. 현재 아트존은 공사 중이고 미술책방은 정상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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