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 1960s Swinging London
📍 장소: DDP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뮤지엄 (서울 중구 을지로 281)
📅 전시 기간: 2023.03.23.~07.02.
🕒 관람 시간: 10:00~20:00 (휴관일 없음)
🎟 티켓 가격: 성인 20,000원 / 청소년 15,000원 / 어린이 13,000원
🚘 주차: 가능
📸 사진 촬영: 가능
🎖 별점: ⭐️⭐️
호크니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사실 팝아트를 좋아하지 않는데, 2019년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호크니 개인전에 다녀와서 빅팬이 되었다. 그래서 이번 전시도 얼리버드 티켓이 오픈되자마자 예매를 해두었다가 지난 금요일에 다녀왔다.
사실.. 나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마케팅에 속아서(?) 전시에 다녀오지 않았을까 싶다🥹 호크니를 앞세워 홍보했지만, 전시의 주요 내용은 저 쪼끄마하게 쓰여 있는 '브리티시 팝아트'다. 차라리 브리티시 팝아트를 메인으로 홍보했더라면 (화제성이나 티켓 판매에서는 다소 부진했을지 모르지만) 관람객으로서의 만족도가 더 높았을 것 같다.
전시 부제인 '1960s Swinging London'은 1960년대 당시 사회적・문화적으로 급변하는 시기의 활기차고 에너지 가득한 영국 런던 모습을 나타내는 말이다. 역동적이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영국의 젊은 아티스트들은 광고, 영화, 사진 같은 대중문화의 요소들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며, 전통적인 가치와 태도에 도전하고자 하였다. 사람들이 잘 알고 있듯이, 1960년대는 비틀즈와 롤링스톤즈의 시대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데이비드 호크니와 리처드 해밀턴, 브리짓 라일리, 피터 블레이크, 에두아르도 파올로치를 비롯한 1960년대 영국의 여러 팝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가면 이들의 활동 연대기와 주요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던 공간이다. 관람객이 궁금해하는 건 작가의 연대기보다는 의식과 특징이며, 심지어 글씨도 주요 작품도 코딱지만 해서.. 보이지도 않았다.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들
나는 그림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어요.
- 데이비드 호크니 -
그런데 호크니를 메인으로 홍보한 것 치고는 주요 작품들도 없다...🤔 대부분 리소그라프 작품들로, 리소그라프란 실크스크린 공정과 비슷한 디지털 공판 인쇄기로서 미세한 구멍으로 잉크를 투과해 이미지를 전송하는 스텐실 기법을 디지털로 변환한 기술이다. 나는 회화의 색감과 입체적인 붓터치를 좋아하기 때문에 조금 실망스러웠다. 마케팅에 완전히 속았어!!!
체험존은 마음에 들었다. 호크니는 특히 물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많이 그렸는데, 물이 가지고 있는 유동성과 깊이감, 공간성, 시간성에 관심을 가지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물의 성질을 화면에 담고 싶어 했다고 한다. 이처럼 호크니의 '물'을 직관적으로 잘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풀을 연상시키는 공간 안에 몇 개의 거울들을 배치시켜 일렁이는 물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아냈다.
호크니는 빛에 따라 달라지는 물의 색깔과 형태를 포착하기 위해 사진(폴라로이드)으로 다시점, 다시간으로 찍어 작업을 하기도 했다.
오페라나 전시 등과 관련 있는 작품들이 많았는데, 꽤 흥미로웠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두 작품- <피어블로섬 하이웨이>는 호크니가 캘리포니아 앤텔로프 밸리(Antelope Valley)의 138번 국도 교차로에서 3일동안 여러 시점의 사진을 거의 300장 촬영하여 콜라주처럼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푸른 하늘과 나무들, 표지판과 쓰레기들이 사진에 담겼다. <태양이나 죽음을 오랫동안 볼 수 없음을 기억하세요>는 어둠에서 태양이 떠오르는 시간의 연속성을 표현한 점과 텍스트 내용이 아주 마음에 든다.
벽면 곳곳에 호크니의 말을 인용해 보여주는데, 전시장을 굉장히 대충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은 나만 드는 것일까..? 특히 저 머스터드색 벽면은.. 만들기 귀찮았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사실 원색적인 벽면도 (팝아트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것 같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작품 감상에 방해가 됐다.
너무너무너무 갖고 싶은 호크니 도록- 응, 750만원🤑💸
그 외 팝아트 작품들
팝아트란 대중적이고(대중을 위하는), 덧없고(단기적), 소모적이고(금방 잊혀지는), 저비용으로 대생산이 가능하고, 젊고(젊은 사람들을 겨냥한), 위트 있고, 섹시하고, 요염하고, 매력적인 빅 비즈니스이다.
- 리처드 해밀턴 -
파올로치의 콜라주 및 조각 작품들에는 대중문화와 기술에 대한 관심이 반영되어 있다. 그는 주변에서 발견한 물건과 기계 부품을 사용하여 미래적이면서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을 만들었다.
틸슨의 혼합 미디어 예술 작품으로, 신문 스크랩과 지도, 페인팅 요소 등 이미지와 텍스트가 콜라주 되어 있다. 컷아웃 되어 입체감과 깊이를 주는 보드는 3차원형태에 대한 틸슨의 관심을 보여준다.
보쉬어와 잉글리시의 작품들이 내가 생각하고 있던 팝아트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어서 그런지 왠지 익숙했다.
사실 호크니보다 다른 팝아트 작가들의 작품들이 더 좋았다. 전시의 부제인 'Swinging London'에 어울리는 작품들이 훨씬 많았다. 보면 볼수록 대체 왜 굳이 호크니로 마케팅을 했는지 알 수가 없는 전시였다.
DDP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는 언제 와도 좋다. 자하 하디드의 건축물은 마치 미래에 와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시원시원해서 마음이 탁 트이게 한다. 날씨까지 완벽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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